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은 고요할수록 좋다.
바쁘게 흘러간 하루의 끝에서
불을 끄고 조용히 혼자 있는 순간은
내게 가장 온전한 시간이다.
말소리도, 휴대폰 알림도 없는 공간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이 루틴은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은 습관이다.
불을 끄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작은 스탠드만 남기고 나머지 조명을 꺼두는 것이다.
은은한 노란빛 조명 아래서 책상에 앉거나 침대에 기대면
그날의 피로가 스르르 가라앉는다.
형광등 아래에서 느낄 수 없는 안정감이
이 조용한 밤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준다.
다음으로는 스마트폰을 멀리 둔다.
알림을 끄고, 화면을 뒤집어 두고, 손에서 떼어놓는다.
이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한결 조용해진다.
무언가를 보지 않아도 되는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자유롭고 평온하다.
그날 있었던 일을 잠깐 되돌아보며 마음속으로 정리해본다.
굳이 일기장에 적지 않더라도
그날 좋았던 일 하나, 아쉬웠던 일 하나만 정리해보면
머릿속이 가볍게 정리된다.
잠들기 전 그 과정이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잠들기 직전엔 음악을 켜는 대신
조용히 방 안의 소리를 듣는다.
가끔은 외풍 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그리고 이불을 덮을 때 나는 사소한 소리들이
의외로 안정감을 준다.
그 모든 것이 조용한 밤의 구성 요소다.
이 루틴을 만들고 나서부터
불면증이 줄었고, 아침 컨디션도 좋아졌다.
무언가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두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 필요한 쉼이라는 걸
조용한 밤 안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